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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유럽학회 2012년 제1호 E-Newsletter _유럽 뉴스브리핑(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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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독일 ................................................................................ 김면회(한국외국어대학교)

독일: 새 대통령에 구 동독 출신 가우크


독일의 새 대통령에 옛 동독 출신 인권운동가인 요하임 가우크(Joachim Gauck, 72)가 선출됐다.
연방하원 의원 전체와 16개 주 의회 대표 1,240명으로 구성된 연방총회는 3월 18일 가우크 후보를 압도적으로
지지하여 제11대 대통령으로 선출했다. 가우크 후보는 총 유효표 1,232표 중 991표를 획득, 좌파당(Die Linke)이
내세운 베아테 클라르스펠트(Beate Klarsfeld) 후보(126표)를 압도했다. 각각의 후보자를 옹립하면서 여야로 확연히 나뉘어져 진행된 이전의 대통령 선출과정과 달리, 가우크 후보는 연방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기독교민주당과 자유민주당은 물론 야당의 주요 정치세력인 사회민주당과 녹색당으로부터도 적극적인 지지를 받아 당선되었다.

가우크는 독일 대통령 중 최초의 옛 동독 출신이다. 북부 로스톸(Rostock) 출신의 개신교 목사인 가우크 신임
대통령은 1989년부터 구 동독 민주화를 촉구하는 예배를 주최했고, 1990년 통일 독일에서는 구 동독 비밀경찰
슈타지(Stasi)가 보유했던 자료들을 공개하고 관리하는 문서관리청장을 지내면서 과거사 청산의 주역이라는
뚜렷한 이미지를 각인시켜 왔다. 이러한 그의 정치적 이미지가 다양한 정치세력으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받을 수 있었던 요인으로 풀이된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가우크의 당선 결과 상징적인 국가 수반인 대통령과 실질적인
권력자인 총리 자리를 모두 옛 동독 출신이 차지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통일 독일에서 구 동독 출신 엘리트들의 정치적 약진을 알리는 하나의 방증 자료이기에 충분하다.

가우크의 전임자인 크리스티안 불프(Christian Wulff)는 앙겔라 메르켈(Angela Merkel) 총리의 지원을 받아 2010년 대통령에 당선됐으나 부패 추문으로 한 달 전인 2월 17일 중도 퇴진했다. 2010년 니더작센 주 주지사였던 불프는 당시 대통령이었던 IMF 총재 출신 호르스트 쾰러(Horst Köhler)가 독일군의 아프가니스탄 파병에 관한 발언으로 정치적 논란에 휩싸이면서 사퇴하자, 메르켈 총리의 지지를 바탕으로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하지만 그 역시 5년의 대통령 직 임기를 반도 채우지 못하고 낙마했다. 새 대통령으로 가우크가 등장함에 따라
최근 2년 사이에 세 명의 대통령이 정치 무대에 출연하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독일정치에서 이는 또 다시 재현되기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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