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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유럽학회 2012년 제1호 E-Newsletter _유럽의 쟁점(유로존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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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쟁점

이 코너에서는 최근에 쟁점이 되고 있는 유럽 관련 문제를 다룰 것입니다이번 호에는 유럽을 뒤흔들고 있는 유로존의 위기에 그에 대한 대응을 다루었습니다.
2.  유로존의 위기  ..............................................................................  배병인

유로존 위기와 '사회적 유럽'


배병인 국민대 교수

2010 년  5 월 이후 국제 사회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유로존 위기가 소강상태에 접어들고 있는 양상이다 그리스의 준 ( 국가부도 사태를 필두로 한 이른바  PIIGS  국가들의 재정위기 심화로 한때 해체 또는 붕괴 설까지 낳았던 유로존 위기가 그리스에 대한 대규모 구제금융 지원과 부채탕감 그리고 신재정협약을 비롯한 여타 후속 조치들의 합의로 급격히 소강 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

유로존 위기는  2008 년도 미국발 금융위기의 여파에 따른 것이기도 하지만 유로존 자체의 구조적 취약성에 기인하는 바도 크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유로존은 상이한 경제수준과 규모를 가진 이질적인 국가들이 단일통화로 통합됨으로써 내부의 경제적 불균형이 심화될 가능성이 큰 반면 이를 조절 또는 제어할 수 있는 수단 특히 재정적 수단이 부재하다는 구조적 취약성을 안고 있다 마스트리히트 조약 체결 당시부터 지적되었던 이러한 취약성이 이번 위기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구조적인 것이라는 진단을 낳는 기초이다 그리스 사태의 해결 과정에서 신재정협약과 유럽안정메카니즘 등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진전된 조치들이 합의되기는 하였지만 유로존의 구조적 취약성이 아직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유로존이 또 다른 위기의 가능성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다고는 할 수 없는 상황이다 .

이번 위기를 통해 유로존 국가들이 발전시킨 해법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1997 년  성장과 안정을 위한 협약 에서 합의한 바 있는 재정 건전성 요건을 강화하고 이에 강제성을 부과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단기 금융지원에 필요한 재원을 확충하는 것이다 전자의 처방이 신재정협약으로 나타났다면 후자는 유럽금융안정기금과 유럽안정메카니즘의 형태로 나타났다 .

이러한 조치들은 두 가지 상반된 의미를 동시에 갖는다 첫째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기는 하나 향후 유로존 국가들이 재정 통합으로 나아갈 수 있는 단초로서의 의미를 갖는다는 점이다 재정 정책이 회원국의 절대적 재량권에 속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으나 유럽연합 차원의 재정 지원과 준 ( 강제적 개입이 가능해짐으로써 회원국의 재량권이 제한되는 효과를 갖는 한편 통합적 재정정책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열어 두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배제할 수 없는 '  장기적 가능성일 뿐 그 전망을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 .

단기적이고 보다 직접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이들 조치들의 두 번째 의미는 그것이 긍정적인 의미와 부정적인 의미 모두의 측면에서  유럽의  IMF' 로 기능할 것이라는 점이다 금융위기에 대한  IMF 의 처방과 마찬가지로 신재정협약과 유럽안정메카니즘 또한 구제금융이라는 당근과 구조조정이라는 채찍으로 이루어져 있다 유럽연합 차원에서 구제 금융과 재정지원의 가능성이 열린 것은 유럽의 재정통합을 향한 단초임에 분명하지만 그것이 다소 가혹하다 할 수 있을 정도의 구조조정과 긴축 재정을 전제로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인 것이다 이러한 조치들이 유로화와 유로존의 안정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 할지라도 상당한 수준의 정치적 사회적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점 또한 분명해 보인다 유럽연합의 긴급 구제 금융을 받는 과정에서 그리스가 경험한 정치적 사회적 혼란이 그 단적인 예가 될 것이다 .

특히 구제 금융과 연동된 구조조정이 주로 공공부문의 축소와 복지지출의 축소를 동반한다는 점에서 이른바  사회적 유럽 의 문제가 핵심적인 정치적 화두로 등장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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