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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
당장 지미 오케손 ( Jimmy Åkesson) 극우정당 당수가 칼을 빼 들었지요. 스웨덴 국민들에게 올해 초에 인종주의에 대해서는 제로 톨레랑스를 선언했던 차라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사안이었죠. 그래서 바로 욕설을 한 의원의 의원직을 박탈했습니다. 자진 사퇴의 형식이었지만 당수의 독보적 존재를 알고 있는 스웨덴 국민들은 오케손의 판단에 따른 수습국면용 조치였다는 것을 누구나 다 짐작을 하고 있었지요.
그런데 또 다른 문제가 터졌습니다. 스웨덴 민주주당의 다른 의원이 당원들과 함께 쇠파이프를 들고 또 다른 시위대와 싸울 준비를 하는 동영상이 뜨게 되었지요. 역시 마찬가지로 외국이민자들에 대한 비하적 욕설과 조소를 하는 대화도 흘러 나왔지요. 이를 놓칠리 없는 언론은 관련 의원의 동영상을 집중적으로 보도했고, 어쩔 수 없이 이 의원도 의원직 사퇴라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지금까지 반이민자 정책의 극우적 메시지를 중심으로 조용히 스웨덴 국민들의 지지를 넓혀오고 있었던 스웨덴 민주주의당에 분란 조짐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당수에 대한 권위에 도전을 한 당내 의원이 없었지만, 두 의원이 하루 사이 동시에 사직하게 되는 상황을 보면서 너무 권위적인 당내의 구조를 비판하기 시작한 것이었죠. 이보다도 더 문제를 삼은 것은 극우정당이 인종주의에 대한 제로톨레랑스에 너무 집착하는 것이 아니냐는 볼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겁니다.
사실 인종주의적 메시지로 스웨덴 국민들에게 감정적 호소를 통해 지지기반을 늘려오고 있었다는 사실을 자타가 공인한 부분인데 굳이 그렇게 단호하게 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불만의 목소리였지요. 극우정당은 2010년 선거에서 5.7퍼센트의 지지를 받아 의회에 입성한 이후 현재 사민당 (SAP), 온건보수당 (Moderaterna)에 이어 세번째 큰 정당으로까지 키운 당수의 당내 영향력은 독재자 수준에 이르고 있었는데 이 번 사건으로 그의 정치적 스타일에 대한 당내 권력갈등이 수면위로 올라 온 것 입니다.
인종주의 제로톨레랑스는 오케손 당수가 다음 2014년 선거에서 의회내 제3당의 지위를 확고하게 확보하기 위한 연막전술이었는데, 역풍을 맞았다는 분석입니다. 의회주의를 신봉하고, 폭력을 배제하며, 지속적 경제성장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외국인들의 일자리 창출 등의 메시지로 인종주의를 가리려고 하고 있었던 셈 입니다. 근본적으로는 극우정당들이 저학력, 실업자 순수혈통주의자 들을 집중공략하고 있기 때문에 인종주의적 메시지가 미화적으로 포장된 형태로 유권자들을 유인하는 미끼로 사용된 고도의 선거전략인 셈이죠.
다른 의회 정당들은 스웨덴 민주당의 인종주의적 행태와 의원들의 격조없는 행동도 문제이지만, 스웨덴 사회에서 폭력을 조장하고 사회를 물과 기름으로 둘로 나누는 분열적 메시지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다음 선거에서 퇴출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작년 여름 노르웨이에서 있었던 브렉이빅 사건으로 인해 민감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인종주의 갈등이 증폭될까 노심초사하고 있었고, 정치적 입지가 점차 커지고 있어 어떻게든 스웨덴 사회에서 극우주의의 뿌리를 뽑기위해 이번 기회에 극우정당을 퇴출시키기 위한 국민적 호소를 시작했습니다.
조용한 스웨덴 사회에서 극우정당을 둘러싸고 의원의 자질, 극우정당의 실체, 그리고 독재자적 위치를 점하고 있었던 당수에 대한 도전 등의 이슈거리를 연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세인들의 관심거리가 증폭되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2014년의 선거를 2년도 채 남겨놓지 않은 상황에서 스웨덴에서도 서서히 선거의 열기가 달아오르기 시작한 셈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