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제19대 총선과 재외국민선거제도의 정치적 함의
김종법(서울대 국제대학원)
I. 들어가며
2012년은 대한민국 정치사에 가장 획기적인 전환기라고 평가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말의 의미를 총선과 대선으로 연결 지어 다소 섣부른 판단을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 2012년 한국정치사의 전환기적 사건은 다름 아닌 제 19대 총선에서 재실시 된 재외국민 선거라 할 수 있다. 제도 자체의 기원은 박정희 시대인 1967년과 1971년에 실시된 해외부재자투표제도라고 할 수 있지만, 이 시기 해외 파병과 박정희 정권의 정치적인 의도 등이 결합되어 시행되었던 점을 고려한다면 2012년은 또 다른 정치적인 함의를 내포하고 있다.
본 발제문은 제 19대 총선에서 시행된 재외국민 선거제도의 결과를 통하여 드러난 제도의 문제점과 한계 및 대선과 연계한 정치적 함의를 유럽의 사례를 통해, 그리고 유럽 지역의 재외국민선거제도의 운영과 관리 등을 통해 비교분석하고자 한다. 무엇보다 재외국민선거제도 실시의 가장 중요한 사실은 향후 두 가지 점에서 한국사 회에 주요한 논쟁점을 던져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첫째는 한국 국민에 대한 자격요건과 실질적인 구성요소를 분명하게 결정해야 하는 문제에 당면할 것이라는 점이다. 다시 말해 한국 국민이라는 국민자격을 어디까지 누구에게 부여할 것인가의 문제이며, 나아가서는 한국 국민의 정체성에 대한 문제라는 점에서 상당한 파장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둘째는 대통령을 선출하는 대선의 경우 재외국민의 선택에 대하여 남한 국민들이 허용하고 인정하는 범위와 유효성의 한계가 어디까지일 것인가의 문제이다. 즉, 수십만 표의 차이로 대통령이 결정되는 대선에서 재외국민에 의해 선출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에서 한국 국민이 그러한 절차와 제도의 정당성을 과연 인정할 수 있을 것인가의 문제이다.
II. 제 19대 총선과 재외국민선거 결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금번 실시된 재외국민투표에 재외유권자 12만 3,571명 중 총 5만 6,456명이 참여해 45.7%의 투표율을 보였다고 밝혔다. 당초 예상 재외선거인수(2,233,193명) 대비 투표율은 2.53%인 것으로 집계되었다. 제19대 국회위원 선거를 위해 실시된 금번 재외국민투표는 지난 3월 28일부터 6일간 107개국 158개 재외투표소에서 실시되었다.
대륙별 투표상황을 보면 큰 편차는 없으나 구주, 아프리카, 중동, 미주, 아주 순으로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가장 많은 국민이 거주하는 주요 3개국 투표상황을 보면 일본, 미국, 중국 순으로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재외투표소 중에서 가장 많은 인원이 투표한 곳은 3,086명이 선거에 참여한 일본 대사관이며, 가장 적은 인원이 투표한 지역은 19명이 투표한 온두라스 대사관이다.
<표 1> 대륙별 투표상황
대륙별 | 재외공관수 | 선거인수 | 투표자수 | 투표율 |
전체 | 158 | 123,571 | 56,456 | 45.69 |
아주 | 45 | 68,712 | 28,218 | 41.07 |
미주 | 37 | 34,749 | 17,053 | 49.07 |
구주 | 45 | 13,397 | 7,642 | 57.04 |
중동 | 16 | 4,533 | 2,305 | 50.85 |
아프리카 | 15 | 2,180 | 1,238 | 56.79 |
<표 2> 주요 3개국 투표상황
국가별 | 재외공관수 | 선거인수 | 투표자수 | 투표율 |
전체 | 31 | 65,549 | 27,962 | 42.66 |
미국 | 12 |